"아침부터 이렇게 거창한 식사라니 믿을 수가 없어. 준비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양도 많아서 다 먹으려면 더 오래 걸리고, 다 먹으면 배가 부르다 못해 아픈 기분이야. 딱 잘라서 말하자면, 부담스러워. 직장을 가진 현대인의 아침 식사라는 건 간단하고 빠른 게 좋은 거잖아? 히나타 군 입장에서도, 아침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자고 싶지 않아? 새벽부터 일어나서 식사 준비 때문에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30분이라도 더 자서 피곤을 조금이라도 더 푸는 게 낫잖아. 맨날 이거 준비한다고 새벽 6시에 일어나고, 그 바람에 나도 그때 깨버리고. 난 더 자고 싶은데. 알아? 나는 어제 새벽 2시에 잤다고. 지금도 졸려 죽겠단 말야. 수면부족 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말도 제대로 안 나와."
젓가락을 깨작거리면서 코마에다는 불만 어린 표정으로 그렇게 투덜댔다. 이 녀석이 이렇게 아침 식사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대꾸하는 대신 두부조림을 입에 넣었다. 자화자찬 같지만, 맛있다. 이번 양념장은 성공작이다. 지난번에는 간장을 많이 넣어버리는 바람에 조리고 나자 너무 짜서 먹기가 힘들었다. 그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에는 양을 제대로 조절했더니 두부의 담백한 맛과 적당히 어우러져 짭조름하게 입맛을 돋우는 조림을 만들 수 있었다. 맛있다. 이런 것이 바로 요리하는 남자의 기쁨이다.
요리의 성공에 만족하며 다음에는 뭘 만들어 볼까 생각하는 동안 코마에다는 계속 투덜댔다. 내가 밥을 반 정도 먹는 동안 녀석은 겨우 밥을 한 수저 먹었을 뿐이었다. 이대로 냅두면 내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더 이상은 한 수저도 먹지 않을 것이다. 별수 없이 나는 두부를 삼키고 입을 열었다.
"일찍 자면 되잖아, 일찍 자면. 누가 2시까지 컴퓨터 하고 있으래?"
"그치만 히나타 군이 나랑 안 놀아주고 바로 자 버렸잖아. 심심했다고."
"그러니까 자라고, 바보냐?"
그렇게 대꾸하고, 나는 구운 고등어 살을 발라서 코마에다의 입에 대 주었다. 잠시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노려보던 녀석은 잠시 후 천천히 입을 벌려 그것을 받아먹었다. 이러니저러니 떠들어대도 이 녀석은 내가 만든 요리를 좋아한다. 우물거리면서도 여전히 불만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보던 코마에다는 그걸 삼킨 뒤 말했다.
"히나타 군, 내일 아침은 토스트로 하자."
나왔다. 아침마다 하는 고정 멘트.
물론 이쪽은 그 말을 들어줄 생각 따위는 손톱만큼도 없다. 결국 코마에다는, 아침 식사가 밥이라는 것이 싫은 것이다. 준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떠들어대지만 사실 아침을 준비하는 것은 나다. 이 녀석은 내가 밥을 만드는 동안 침대에서 쿨쿨 자고 있을 뿐이다. 양이 많다고 하지만 그것은 소식이 습관이 된 녀석의 기준이며 내 기준으로는 평범한 한 끼 식사일 뿐인데다가, 6시는 새벽이 아니라 아침이다. 매일 새벽 늦게까지 컴퓨터를 하고 내가 아니면 오전 10시까지 늘어져 자는 이 녀석의 기준에서나 새벽인 거다. 내가 반응하지 않자 코마에다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토스트의 장점에 대해 늘어놓기 시작했다.
"토스트는 좋아. 위에 부담도 되지 않고, 준비하는 것도 간단하고. 잼이랑 버터를 꺼낸 다음 토스터에 식빵을 넣고 30초만 기다리면 돼. 거기에 계란프라이랑 샐러드랑 우유 한 잔을 곁들이면 완벽한 아침 식사라고. 쓸데없이 많이 먹는 히나타 군이라면 네 장을 구워야겠지만 그래도 이 바보 같을 정도로 부담스러운 밥 준비보다는 훨씬 빠르고 간편해. 7시에 일어나도 회사에 지각할 일은 없어. 무려 1시간이나 더 잘 수 있는 거야, 그게 더 좋잖아? 그러니까, 내일부터는 아침에 토스트를 먹자."
"몇 번이고 말했지만, 우리 집에는 잼도 버터도 식빵도 토스터도 없어. 자, 아."
딱 잘라서 말하고, 나는 코마에다의 밥에 시금치무침을 얹은 뒤 젓가락에 올려 녀석의 입에 가져다 댔다. 이번에는 입을 다문 채로 저항하는 시간이 좀 길었지만, 결국 녀석은 순순히 밥을 받아먹었다.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움직이는 녀석을 보면서 이번에는 겉절이를 밥에 올려서 미리 입가에 대고 있자, 녀석은 '히나타 군 정말 성격 나쁘네.' 라고 말하는 듯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초능력자가 아니니 장담은 못하지만 아마 90%의 확률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겨우 그 정도로 굴하면 이 귀찮기 짝이 없는 녀석, 코마에다 나기토와 같이 동거한다는 것 따위는 무리다. 질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녀석을 보며 나는 씩 웃었다.
─식사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순전히 이 녀석이 매일 아침마다 이렇게 먹으라는 밥은 안 먹고 자기주장을 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코마에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 사실에 대해 전혀 불만을 품고 있지 않다. 오히려 기쁘다. 평상시에는 지나칠 정도로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거의 말하지 않는 이 녀석이 이렇게 시끄럽다 싶을 정도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한다는 사실 자체가.
코마에다가 앞으로는 다른 이야기를 할 때도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마치 새끼 새에게 먹이를 주는 어미 새처럼 계속 녀석에게 밥을 먹여 주었다.
----------
급 땡겨서 쓴 아침식사 이야기
180cm의 덩치 큰 남자한테 밥을 먹여주면서 기뻐하는 시점에서 히나타 군은 이미 아웃이라고 생각합니다